민얼굴

 

김필녀

 

 

눈꼬리 처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풀려가던 쌍꺼풀

시집간 딸이 사다 준

아이크림 탄력크림 주름개선크림

열심히 발라 봐도

올라붙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가면을 벗어던질 만큼

내면이 그득해서일까

치장을 해도 티나지 않는

나이 때문일까

거울 속에 비친

화장을 한 내 얼굴이

점점 낯설어진다

진하던 분내 옅어진

소박한 화장대 앞에 앉아

참빗으로 곱게 빗어

쪽진 머리 은비녀로 단장하던

어머니의 말간 민얼굴을 마주한다

 

- 151119

 

 

 

 

 

 

 

 

'김필녀의 삶과 문학 > 김필녀자작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욤나무  (0) 2015.12.09
밤나무 집 셋째 딸  (0) 2015.11.23
고시레  (0) 2015.09.09
감자꽃이 피었다  (0) 2015.09.09
백로白露  (0) 2015.09.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