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얼굴
김필녀
눈꼬리 처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풀려가던 쌍꺼풀
시집간 딸이 사다 준
아이크림 탄력크림 주름개선크림
열심히 발라 봐도
올라붙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가면을 벗어던질 만큼
내면이 그득해서일까
치장을 해도 티나지 않는
나이 때문일까
거울 속에 비친
화장을 한 내 얼굴이
점점 낯설어진다
진하던 분내 옅어진
소박한 화장대 앞에 앉아
참빗으로 곱게 빗어
쪽진 머리 은비녀로 단장하던
어머니의 말간 민얼굴을 마주한다
- 1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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