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에 김필녀 화려한 원삼자락 봄바람에 휘날리며 예쁜 궁녀들 거느리고서 넓은 후원으로 꽃구경 나온 왕비마마가 되어 본다 당파싸움 권력다툼의 깊은 소용돌이 속에서 구중궁궐 높은 담 넘어 사는 평범한 아낙네를 그리워하는 대비마마도 되어 보았다 산해진미 수라상이 아니라도 한 줄의 시를 쓰며 내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이름 없는 시인으로 사는 것이 높은 벼슬 큰 부를 얻지 못해도 궁궐 속 여인네들보다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반백년 살아 온 어느 봄날에 희끗한 귀밑머리 쓸어 넘기며 고궁 속 꽃그늘 아래서 깨달았네 070413 / 창덕궁 부용지에서
(창덕궁 부용지와 부용정 풍경)
출처 : 독서논술지도사 김필녀서재
글쓴이 : 김필녀 원글보기
메모 :

'김필녀의 삶과 문학 > 김필녀자작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첫사랑  (0) 2007.05.24
[스크랩] 미안하다 꽃대야  (0) 2007.05.24
[스크랩] 웨딩드레스  (0) 2007.05.24
[스크랩] 산당화  (0) 2007.05.24
[스크랩] 주왕산에서  (0) 2007.04.0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