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꽃)
        미안하다 꽃대야 김필녀 오월 맑은 햇살 아래 작약꽃대의 목이 부러진 채 붉은 피를 토하며 밭이랑 하나 가득 쓰러지던 날 무참하게 꽃대를 자르고 있는 농부의 속마음을 모른 채 부러진 꽃대가 너무 애처로워 원망의 눈길을 보내던 날이 있었다 미안하다 꽃대야 오늘은 내가 여리디 여린 인삼꽃대를 두손으로 무참하게 꺾고 있구나 크고 탐스러운 너의 열매보다는 굵고 단단한 뿌리가 필요했던 어미의 욕심이 더 앞섰기 때문에 하루 종일 꽃대를 꺾어야만 했었다 몇 년 더 꽃을 따내며 너를 아프게 해야만 하는데 꽃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이기적인 내 생각보다 커져서 맑은 햇살 싱그러운 바람속에 선홍색 단단한 열매로 여물게 해주고 싶단다 정말 미안하다 꽃대야 070513 / 인삼꽃대를 꺾으면서
(7월 말에 열리는 인삼열매) ♬ 백만 송이 장미 / 심수봉 ♬
출처 : 독서논술지도사 김필녀서재
글쓴이 : 김필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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