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띄우는 편지 / 둘 그대가 있을 것 같아 바람 부는 산길을 걸었습니다 싱그러운 바람이 그대를 더 그립게 만들었습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나뭇잎이 바람에 나부낍니다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도 모르는 채 뒷짐 지고 있는 가을나무를 닮고 싶습니다 모든 것을 내주고도 알 수 없는 그윽한 기쁨에 돌아앉아 몸을 떠는 것이 사랑이라지만 사랑은 가장 낮은 곳에 머무를 때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 그리움 하나 넉넉하게 지니지 못해 낡은 추억 속을 서성거리고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아직 거기에 있을 것 같아 낙엽 지는 가을산을 거닐며 추억 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071016 / 김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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