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무렵 나무들도 잎을 떨구며 초연히 겨울로 떠나가고 찬바람에 서걱대는 억새들의 울음소리가 바쁜 나에게 길을 묻는다 짧아진 해만큼이나 마음만 바쁘다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얼굴들 서쪽하늘 노을 속에 걸려 서성거리고 있는데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자꾸 나를 떠밀고 있는가 아무리 둘러보아도 손에 잡히는 것 없이 세월만 갉아 먹은 것 같아 벽에 걸린 달력을 쳐다보는데 눈물이 핑 돈다 071108 / 김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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