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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너를 사랑하고 싶다 
김필녀 
노을 물드는 강가에서 
갈대 귀 간질이는 바람이 아니라 
아직 새들 눈뜨지 않은 푸른 새벽 
버선발로 기다리는 안개의 얼굴로 
한 순간 온몸을 흠뻑 적시는 
바다 떠나 온 여름날 소나기가 아니라 
날마다 아침 오면 마냥 스러져도 좋을 
이슬 하나의 맑은 가슴으로 
강 건너 불빛처럼 가난한 마음 
마지막 순간 운명처럼 사라지더라도 
해야 할 말 아낄 줄 아는 지혜로 
나는 너를 사랑하고 싶다 
밤마다 꿈속에서 혼자 건너는 강이라도 
아침 오면 밝은 햇살에 
젖은 가슴 말리는 그런 사랑 
그 사랑으로 부를 수 있는 너라면 
사랑으로 하여 그 어떤 절망 마주한대도 
한 방울 뜨거운 눈물도 
가슴속에서 말리며 내보이지 않고 
그렇게 나는 너를 사랑하고 싶다 
0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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