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이야기

 

김필녀

 

 

유월의 숲,

속살마저 푸르게 살찌우는 오후
비릿한 밤꽃 향기에 정신이 아득하다
깊숙한 곳 어디 아직도

여인의 후각 살아 있었나 보다

 

고향집 뒷산 입 벌려 웃던 탐스런 알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밤꽃 필 때 비가 와야 밤 풍년 든다시던
아버님 말씀 곱씹으며

밤꽃들의 유혹 뿌리친다

 

0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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