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지
김필녀
온몸으로 전해지는 대지의
자박자박 물오르는 소리
마음만 바빠 저 혼자 들길을 걷는다
봄볕 환하던 마당가에 옹기종기 앉아
코흘리개 친구들과 소꿉놀이하며
사금파리 그릇에 담던 코딱지나물*
짧은 해 종종걸음으로 씨 뿌리고
조물조물 봄나물 무쳐내시던 어머니 손맛
앵두꽃 피던 고향집은 빈터만 남아
기억 저편 흐릿한 풍경으로 그리운 봄날
밭두렁 마다 지천으로 핀 꽃다지
좁쌀 같은 꽃들만 서럽게 반긴다.
* 코딱지나물 : 고향에서 부르던 꽃다지의 다른 이름
11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