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익어가는 동안
김필녀
키 크는 만큼
뿌리도 튼실하게 내려야 한다
척박한 환경이라면
허공중에라도 뻗어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세상을 향해
얼마나 많은 잔뿌리를
내리고 또 내렸는지
반들반들 윤기 나던 머리카락
쉬어 버린 옥수수 수염처럼
바짝 말라 비틀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식들은
속이 꽉 들어찬 옥수수 알갱이처럼
탐스럽게 영글어갔다
- 1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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