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맺는다는 것
김필녀
관계를 맺는다는 건
관심을 갖는다는 것
때로는 미워하고 투정도 부리면서
잊고 사는 것 같으면서도 저절로
길들여지는 것
길들여졌기 때문에 보고 싶고,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
소중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랑스런 꽃이 되는 것
081128 / 초고
편지(시 - 윤동주 / 노래 - 안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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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김필녀 조금씩만 담을 걸 그랬습니다 이렇듯 한꺼번에 흘러넘칠 줄 알았더라면 한 구석만 비워 줄 걸 그랬습니다 이렇게 한 사람만 마음으로 들어와 살 줄 알았더라면 아주 천천히 사랑할 걸 그랬습니다 이렇게 숨막히게 나를 조여 올 줄 알았더라면 기억의 반은 덜어 낼 걸 그랬습니다 눈만 감으면 온통 한 사람만 가득할 줄 알았더라면 모질게 떨쳐라도 낼 걸 그랬습니다 이토록 나를 사로잡아도 함께 하지 못할 줄 알았더라면 그러나 그러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차라리 그 한 사람 아파도 맘에 담고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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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사랑 / 김필녀
    가슴 속 갈피에 고이 묻어 두었던 
    그리운 이름 하나
    다 비워진 줄 알았더니
    내 청춘의 짙푸른 심장 소리로 남아
    아직도 가슴 설레게 한다
    세월의 향기로 날아가 버렸던
    아련한 그대 이름
    나이가 들면 퇴색하여
    희뿌연 구름처럼 잦아지고
    그리움도 사라질 줄 알았다
    말 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둘만이 알 수 있는 
    이 세상 무엇보다 더 소중한
    첫사랑은 
    두고두고 오래 간직하고픈 설레임이다
    만나는 순간보다 
    그리움에 가슴 설레고
    사랑한단 말보다 
    그윽한 눈빛이 더 부끄러워
    가슴만 두근거리는
    첫사랑은 
    애틋한 추억이고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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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비를 맞으며

     

    김필녀

     

     

    그래, 겨울이라고 꼭 

    눈이 와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

    곱게 물든 단풍 위에 싸락눈이 흩날릴 수 있고

    꽃피는 춘삼월에 함박눈이 내릴 수 있다는 것

    사람들은 왜 모르는지 몰라

    나이가 들었다고

    사랑이 끝났다는 생각도 버려야 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

    그냥 듣기 좋으라고 내뱉는 말이 아니라는 것

    한겨울에 내리는 겨울비를 맞으며

    세월이 흘러도 가슴설레는

    첫사랑을 추억해보면 알 수 있지

     

    081124 / 겨울비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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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김필녀

     

     

    낙엽지는 거리마다

    노란 카펫을 깔아놓던 은행나무

    바람에 쓸리어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가지 떠난 잎들 궁금하여

    먼 하늘 응시하며

    슬픈 몸짓으로 바람을 맞는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모든 것을 다 버린 후에야 다시

    새잎을 틔울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은행나무처럼

    작은 욕심마저 아낌없이 버릴 줄 아는

    지혜를 배우고 싶다

     

    노란 은행잎 지고 찬바람 불면

    그대의 안부가 몹시 그립다

    어디선가 그대가 살고 있는 것만으로

    나에게는 언제나 설레임일 수 있다

    열어보지 못한 서로의 마음에 애타하며

    가슴 졸이지 않기로 하자

     

    이제 머지않아 첫눈도 내릴 것이다

    하이얀 눈길을 걸으며 우리들

    아름답던 추억을 묻을 것이다

    아무도 근접할 수 없는 깊은 곳에

    그대를 묻은 후 나는 다시

    희망의 봄을 기다릴 것이다

     

    081122 / 소설小雪 날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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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일월 오후 다섯 시 반

     

    김필녀

     

     

    입동 지나 절정을 넘긴 단풍들

    한결 거세어진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제 갈길 가고 있다

    발밑에 수북이 쌓인 낙엽을 보며

    마음만 바쁘다

    십일월 오후 다섯 시 반

    서쪽 하늘 붉게 물들이고 있는 노을 앞에서

    너무 아쉬워하지 말자

    노을 저편 방금 세수를 하고 솟아 오른

    열엿새 둥근 달이 환하게 웃으며

    지구 저편의 신비로운 세계를 끌고 온다

    오늘이 간다고

    한 해가 흘러 나이를 먹는다고

    나이테로만 인생을 잣대질하지 말자

    보내는 아쉬움 뒤에 펼쳐지는

    미지의 세계가 더 아름답다는 것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깎이고 닳아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신비로운 또 다른 삶이 펼쳐진다는 것을

    이쯤에서 깨달아야 한다.

     

    081113 / 음력 시월 열엿샛날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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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석정(鮑石亭)에서


    김필녀



    남산 신이 내려와 춤추던

    성남이궁城南離宮터에

    늦가을 볕 외롭게 내려앉았다

    술 잔 띄워 연회 베풀던

    신라 천년의 영화

    어디에도 찾을 길 없고

    천년 세월 한 순간에 잃어버린

    슬픈 자취 포석정鮑石亭에서

    화랑들의 우렁찬 말발굽소리 듣는다

    영화롭던 신라의 서울

    이 나라 금수강산에 다시 한 번

    찬란하게 꽃피울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간절하게 기도해본다.

     

    081104 / 초고

     

     

     

     

     

     

     

    안동국화차

     

    김필녀

     

     

    마음에 가을이 오면,

    천년 고찰 봉정사가 있는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로 오세요

    천등산 솔바람 봉정사 풍경소리로 우린

    노란 국화차 한 잔 앞에 놓고, 그대와

    가을 하늘 조용히 바라보고 싶습니다

    인고의 세월 무던히 견딘

    성숙한 여인의 다소곳한 자태로 우려낸

    국화차 한 모금 입에 물고

    시나브로 낙엽 지는 소리 들어보세요 

    바쁜 일상에서 헝클어진 생각

    가을 하늘처럼 맑아지고

    잊고 살았던 그리운 얼굴

    국화 향기 속에 송골송골 피어납니다

    무서리 내리고 발밑에,

    한 잎 두 잎 낙엽 쌓여갈 때

    따스한 찻잔 두 손으로 감싸 잡고

    만추晩秋의 낭만 삶의 향기 느껴보세요. 

     

    081111

     

     

    ♬ 낙엽은 지는데  / 조영남 ♬



     

    파도는 알고 있었다

     

    김필녀

     


    네가 하고 싶었던 말

    그 때 차마 하지 못했던 말

    파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움에 온 몸 퍼렇게 절어 버린 채

    다시는 돌아서지 않을 듯

    맹렬한 기세로 달려왔지만

    파도 끝 하얀 물거품으로 부서지며

    끝내 뒤돌아설 수 밖에 없다는 것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움을 참고

    업 겁 세월 견딜 수 있었다는 것

    백사장에 쏟아 놓은 수많은 밀어가

    물결속에 휩쓸려 모두 사라진다고 해도

    또 다시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랑이라고

    파도는 내게 말하고 있었다

     

    081028 / 초고

     

    ♬ Monaco(모나코) - Jean francois maur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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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초 35회 출신인

    김필녀시인의 "내 고향 늪실"

    봉화군청에서 발행되는

    2008년 10월호 봉화군 소식지  첫면에 실렸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멋있는 산세

    고향을 나타낸 이동 표지석,

    예쁜 얼굴

    정겨운 고향을 그린 시

     

    우리 군민들은 물론,

    출향 인사 등  많은 분들이

    감상하리라 봅니다. 

     

    -  봉화군청 문화체육관광과 원치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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