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이 운다
김필녀 
절정의 짜릿한 순간이 지나고 
안타까운 여운으로 천둥이 뒤척이며 운다 
사랑의 기쁨은 번개 같이 짧고 
이별의 슬픔은 천둥의 속울음처럼 길고 아픈가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린 후에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비가 내린다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이별의 아픔을 알지 못하기에
빗방울처럼 아픈 사랑을 하는 걸 거다
070628 / 천둥 번개가 치던 밤에 

그래서 장마가 오는 거래 마른 가슴이 모래알 같이 버석거려서 눈물이 어디로 숨었는지 다 메말라서 산과 들이 때 이른 폭염으로 들끓고 있어서 그래서 장마가 오는 거래 가슴도 흥건하게 젖어 들어야 뭇사람들 가슴 젖게 하는 시도 쓸 수 있고 촉촉하게 눈물도 흘릴 줄 알아야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사랑도 할 수 있대 메말랐던 땅도 질퍽하게 물기를 머금어야 아름다운 꽃도 피우고 알찬 열매도 맺는 거래 그래서 마음먹고 장대비를 퍼붓는 거래 그래서 가을오면 눈물이 많아지는 거래 070628 / 김필녀 . 오늘부터 장마가 시작이라는데 안동은 흐린 날입니다. 장마철에 비조심, 건강조심 하세요...^^

출처 : 독서논술지도사 김필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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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래를 삶다가 빨래를 삶다가 문득 세숫대야 안의 빨래처럼 가루비누 빨래비누 적당히 풀어서 끓으면 넘치지 않도록 물도 적당히 부어 손으로 자근자근 눌러 담고 뜨거운 불에 올려놓고 팍팍 삶으면 내 안에 있는 쓸데없는 생각들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아니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두 쓸데없는 생각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이 나만의 개성이고 색깔인데 하얗게 만든다고 해서 다 좋은 것만이 될 수는 없겠지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만들겠는가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사랑하겠는가 내가 나를 더욱더 사랑하고 아껴야지 끓고 있는 빨래를 뒤집으며 다시 생각해본다 070626 / 김필녀
출처 : 독서논술지도사 김필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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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회마을 삼신당에서 육백 년 된 삼신당 느티나무는
        흘러온 세월보다 더 굳건하게
        고고한 자태와 위용을 뽐내며
        하회마을 수호신으로 서 있고
        느티나무 아래 쳐진 금줄에는
        많은 사람들의 소망을 담은 소지燒紙가
        장맛비가 오락가락 하는데도
        아름답게 매달려 나부끼고 있었다
                안으로 붉은 핏금 그으며 오랜 세월 인내하며 살아온 느티나무 나이테보다 더 많은 세월 내 가슴에 고운 핏금으로 남기고 싶어 새하얀 소지燒紙 위에 떨리는 마음으로 나의 소원도 적어 세찬 비바람에도 떨어지지 않도록 신령한 금줄에 정성들여 꼭꼭 매달았다 070623 / 김필녀
          ♬ 한국인이 좋아하는 연주곡 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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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하다 그윽한 눈빛 한 번 주고 받지도 못했는데 부끄러워 얼굴 한 번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만나면 마냥 좋아서 바보처럼 웃기만 하다가 그렇게 너를 보내게 되어서 미안하다 오랜 세월 그리웠다며 더 붙잡아 두고도 싶었지만 너의 마음에 생겨날 상처가 두려워 우리 인연의 한계를 가슴에 묻은 채 사랑한단 말 한마디 못하고서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짓는 내 모습이 바보 같아서 정말 미안하다 070623 / 김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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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바다에게 너는 늘 가득차서 가슴 시리도록 파도로 출렁이는데 나는 너를 가슴속에만 가두어 두었다 너는 늘 그 자리에서 하얀 물거품 밀어내며 기다리는데 나는 너를 마음속으로만 그리워했다 푸른 바다 너만은 내 마음 알 거다 저기 보이는 섬이 보이지 않는 섬을 그리워하듯 멀리서 그리워하며 살겠다는 것을 아름다운 것은 멀리 두고 그리워하듯 차라리 멀리서 그리워하겠다는 것을 070619 / 김필녀
          ♬ Monaco (모나코) / Jean-Francois Mau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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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이 되어 너는 푸른 바다가 되고 나는 그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이 되어 살고 싶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몸짓에 내 모든 것을 다 내어 준다고 해도 때로는 거친 풍랑의 격렬함에 할퀴고 찢기고 침식당하여 내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그대 품에 안겨 살고 싶다 숫한 나날 그리움을 견디며 살아왔기에 억겁 세월에도 변하지 않는 푸른 바다 너의 품속에서 한 점 섬으로 살고 싶다 070616 / 김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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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에게 너는 나의 청춘이다 유월의 짙푸른 신록이다 바람의 애무에 격정을 참다못해 절정을 향해 가쁘게 호흡하며 떨고 있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한 줄의 詩를 쓰게 하는 너는 나의 영원한 詩語다 나의 순결한 첫사랑이다 070613 / 김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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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전하는 말 김필녀 소백산 죽령 고갯마루에 6월의 싱그러운 바람이 분다 그 바람 살며시 다가와 내게 할 말이 있다 한다 사랑해도 그리워도 그리워해서 안 될 사람 사랑해서도 안 될 사람 있으니 마음 비우며 잊으란다 그립다 사랑한단 말 한마디 끝끝내 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퍼렇게 피멍이 들어도 이제는 잊고 살라고 한다 호젓한 죽령 옛길을 걸으며 그리워도 이제는 마음 비우고 사랑해도 이제는 잊고 살라는 바람이 전하는 말 되뇌어본다 070606 / 초고
          ♬ Plaisir d'amour(사랑의 기쁨) / Nana Mousko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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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즈(Muse) 레스토랑에서 하얀 찔레꽃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고 나뭇잎은 점점 짙어져 초록이 절정에 이르던 오월 어느 날 *뮤즈 레스토랑 넓은 창가에는 타임머신을 타고 온 연인들이 긴 세월을 이야기하며 서로의 눈빛에 감응되고 있었다 그림 같이 펼쳐 진 월영교 풍경에 넋을 잃은 채 꿈같은 지난날을 추억하며 행복한 웃음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 옛날에도 그러했듯이 사랑한단 말은 없었다 미세한 떨림에도 감응하는 감광지처럼 서로의 눈빛은 떨리었지만 사랑한단 말은 끝내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감미로운 눈빛만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듯이 070531 / 김필녀 *뮤즈(Muse) : 그리스 신화에서 시나 음악의 여신으로 알려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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